우리 몸의 뿌리이자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발. 하루 종일 우리 몸의 무게를 지탱하며 쉼 없이 움직이는 발이 고통받고 있다면,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에요. 동의보감에서는 발의 통증을 단순히 발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우리 몸 전체의 균형이 깨진 신호로 받아들였답니다.
원전에서는 발의 통증을 '풍(風), 한(寒), 습(濕), 열(熱)' 네 가지 기운 때문이거나, 혹은 '넘어져서 근육과 혈맥이 상하고 어혈이 맺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요. 얼핏 들으면 현대의 신발과는 무관해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발을 옥죄는 하이힐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답니다.
먼저 '풍(風)'은 마치 바람처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나타나는 통증을 의미해요. 하이힐의 좁은 볼은 발가락과 신경을 압박해 찌릿하고 저린 신경통을 유발하는데, 이는 마치 바람이 휘몰아치듯 통증의 양상이 변하는 '풍'의 특징과 닮아있죠.
'한(寒)'은 차가운 기운으로 인한 통증과 저림이에요. 굽 높은 신발은 발에 불균형한 압력을 가하고 혈액순환을 방해해서 발을 차게 만들 수 있어요. 발이 차가워지면 혈액과 기운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묵직하고 시린 통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습(濕)'은 끈적하고 무거운 기운으로, 몸이 붓고 묵직해지는 통증을 말해요. 하이힐을 오래 신으면 발의 특정 부위에 압력이 집중되어 부종이 생기기 쉽고, 이로 인해 발이 무겁고 퉁퉁 부어 오르는 느낌을 받게 되죠. 이것이 바로 '습'으로 인한 통증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열(熱)'은 염증 반응과 관련된 화끈거리는 통증이에요. 꽉 끼는 신발과의 마찰은 물집이나 굳은살을 만들고, 발가락 변형으로 인한 관절 염증을 유발하는데, 이런 증상들은 뜨겁고 붉어지는 '열'의 전형적인 모습과 같답니다.
또한 '넘어져서 근육과 혈맥이 상하고 어혈이 맺혔다'는 것은 큰 외상뿐 아니라, 하이힐처럼 발에 지속적으로 무리를 주는 신발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한 손상, 즉 미세 외상과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의미하기도 해요. 반복적인 자극은 근육과 인대에 염증을 일으키고, 어혈을 만들어 만성적인 통증의 원인이 된답니다.
동의보감은 발을 단순히 걷는 기관이 아니라 오장육부의 경락이 시작되고 끝나는 중요한 부위로 보았어요. 발이 건강해야 전신의 기혈 순환이 원활하고, 내부 장기도 편안할 수 있다는 거죠. 예쁜 신발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다만, 내 발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편안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동의보감이 따뜻하게 일러주고 있답니다. 내 발을 아끼는 것이 나를 아끼는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